[반려식물_3편] 흙으로 돌아온 식물들 – 다이소 화분 속에서 자라는 나의 하루
수경재배로 시작한 뿌리상추와 함께하던 일상은 어느 날 작은 변화를 맞았습니다.
더 단단한 성장을 위해, 그리고 흙과의 본래 연결을 위해 저는 식물들을 다이소 화분과 마사토로 옮겨 심기로 했습니다.
수경재배의 투명함과 간편함도 좋았지만, 흙 위에 자리 잡은 식물들을 보는 기분은 또 다르게 따뜻하고 안정적이었어요.
🪴 다이소 화분과 마사토로 옮겨심기
비용 부담 없이 식물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면, 다이소 화분은 정말 좋은 선택입니다.
저는 작은 갈색 플라스틱 화분과 함께 저면 배수가 가능한 화분 받침, 그리고 소립 마사토와 배양토를 구매해 직접 분갈이를 시도했어요.
기존 수경재배 뿌리상추는 뿌리가 꽤 길게 자라 있었기 때문에 흙에 옮겨 심는 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다만 뿌리를 부드럽게 씻어주고, 뿌리 끝을 손질해줘야 흙에서의 적응이 빨랐어요.
- 1단계: 뿌리에서 수경재배 때의 점액 제거 (미지근한 물로 헹굼)
- 2단계: 마사토를 화분 바닥에 2~3cm 정도 깔기
- 3단계: 일반 배양토를 70%, 마사토 30% 비율로 혼합하여 식재
- 4단계: 심은 후 물은 흠뻑, 이후 겉흙이 말랐을 때 소량씩 주기
흙으로 옮긴 식물은 초반 2~3일 정도는 조금 힘들어 보였지만, 일주일쯤 지나자 잎이 다시 건강하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햇빛과 통풍, 그리고 주기적인 관찰을 통해 다시 뿌리를 내리는 그 모습을 보며 ‘흙의 힘’을 다시 느꼈습니다.
🌱 식물별 변화 기록
수피아민트는 흙에서도 잘 자랐습니다. 수분을 오래 머금는 흙의 특성상, 자주 물 주지 않아도 잎이 푸릇하게 유지됐고, 마사토의 배수가 도와줘 뿌리 썩음 걱정도 덜했습니다.
로즈마리는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니, 마사토의 배수가 아주 효과적이었어요. 심은 후 2~3일 지나고 나서부터는 잎에서 특유의 향이 더 진하게 퍼졌고, 가지도 더 단단해졌습니다.
뿌리상추는 처음엔 잎이 살짝 힘없이 늘어졌지만, 4일 정도 지나면서 수분을 다시 끌어올리고, 잎 가장자리가 살짝 말리며 건강한 모양을 되찾았어요. 특히 로메인 계열은 흙이 더 잘 맞는 듯, 잎이 길게 뻗어 자랐습니다.
🌞 흙으로 돌아온 식물들, 루틴의 변화
수경재배 시절엔 물만 보면 됐지만, 흙에 심고 나니 조금 더 섬세한 루틴이 생겼습니다.
- 매일 아침: 햇빛 방향에 따라 화분 위치를 조금씩 조정
- 이틀에 한 번: 흙 상태 확인 후 물 주기 (손끝으로 겉흙 만져보기)
- 주 1회: 마사토 위 먼지 닦아주기 + 새순 관찰
이 작은 루틴들이 어느새 일상의 일부가 되었고, 식물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이기도 했습니다.
흙을 만지면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잎이 늘어져 있다가 다시 힘을 되찾는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씩 회복되는 기분이었어요.
🌿 반려식물이 주는 감각
식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언제나 상태를 보여줍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잎이 노랗게 변하고, 과습이면 뿌리가 말해줍니다. 그 신호들을 읽고, 반응해주는 나의 손끝은 점점 더 섬세해졌습니다.
조금 더 자주 들여다보고,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일.
그게 식물도, 나도 건강하게 자라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